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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김홍진 
Subject  
   은전 한 닢
성서에 보면 잃었던 은전 한 닢의 비유가 있다.
집안에서 은전 한 닢을 잃어버려 온 방을 찾고 찾다가
마침내 찾아낸 기쁨을 잔치를 벌이면서까지 함께 한다는 비유인데,
믿음을 등졌다가 다시 품으로 돌아 온 사람을 이렇게 기뻐한다는 뜻이리라.
이야기의 촛점과 조금은 동떨어지지만 평소에 애지중지하던 물건을
잃어버렸다가 찾은 기쁨은 누구나 다 한 번 쯤은 있을 것같다.

어제 같이 일하던 정과장이 퇴근한다더니 부리나케 사무실로 다시 올라왔다.
발전소는 각 출입하는 곳에서 키카드(지하철 교통카드처럼)가 있어야
문을 열 수 있게되어있다.
사무실에 올라와서는 한참을 여기저기 뒤지고 난리를 피우다가
퇴근전에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노실장이 의심이 갔던지
전화했지만 노실장은 자기가 키카드 가져가는 장난을 치지 않았노라고
시치미를 떼는 것이다.

찾다찾다 포기하고 퇴근하는 길에 청원경찰한테 혹시 키카드 분실한 것
신고들어온 것 없냐 물어봤더니 그런게 없단다.
이 키카드가 없으면 보안상 두 단계를 거쳐 사무실로 들어오는 게 않되니
일반인처럼 주민등록증 내고 매번 출입신청을 하고 들어와야돼니
여간 고역과 불편이 따르는게 아니다.

자연히 회식장소에서는 키카드 분실때문에 말싸움이 벌어졌다.
"야! 니가 내 카드 역부러 가져갔지? 빨랑 내놔 장난허덜 말고..."
"아따~ 헹님! 나 진짜로 안가져갔당게라. 나 환장허겄네"
"야~ 너 밖에 가져갈 놈이 없는디 그만 장난쳐라. 존말할때..."
"음마...내 속을 확 보여줄 수도 없고...환장헌다니께"

대충 포기하고 아구찜에 닭도리탕 이어서 오리탕까지 해치우는
끊임없는 먹성에 기가질릴지경이다.

난 어제 초등학교 동창놈이 여기 파견와서 가부리살 같이 구어먹을 때
소 육회 조금 곁들여가져오길래 서너점 집어먹은게 탈이 나서
장염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해 병원갔다오고 몸이 으실으실 춥고
식욕떨어져서 음식 몇 젓가락 손만대고 멀찍이 떨어져있었다.

"저는 저번에 전화좀 할려했더니 핸드폰이 없는 거예요.
찾다가 못찾고 혹시나 해서 집에 전화했더니 집에 냅두고 온거있죠?"

"야~ 니 나이에 그러면 너 심각허다. 병원에 가봐야되는거 아니냐"

"얌마~ 핸드폰이야 다시 사면 된다지만 이넘의 키카드를 잊어뿔면
신고서 써야지, 각서 써야지, 맨날 주민증 내밀면서 아쉰소리해야지
비교가 되냐? 쉽게 살 수 있는것도 아니고..."

이쯤 되어서 내가 한마디 안할 수가 있나.
"아따~ 스케일 작게스리...그리 쪼맨한 것들 가지고 무신 난리요?
나는 먼저번에 점심시간에 부장모시려 차를 가질러 나갔는데
아니..주차장을 암만 뒤져도 차가 안보이는거 아니겄수?
암만해도 어떤놈이 내 차를 가져간게 틀림없는거 같아서
경찰에 전화할까 어쩔까 한 걱정하다가
나중에 봉게 그때가 차량10부제라서 사택 식당에 차를 세워농게
생각나드만... 그날 가심 덜컹헌거 생각하믄...
그렁게 그까짓 쪼맨한 키카드나 핸드폰이 커다란 차에 비교하겄소?"

암만 생각해도 요즘 이빨이 되는 거 같다.

오늘 아침에 키카드를 잃어버린 정과장은 출근하자마자
온 사무실을 뒤지기 시작한다.
캐비넷 안이며 책상아래, 서류들 사이...
오로지 찾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30여분...내가 보기에도 모습이
짠~하다.

다른데 움직인데가 없었다면 책상부근에 있을거라 생각하고
보통 의자에 옷을 걸어놓고 일을 보는 습관이면
떨어져도 의자부근일 거라 생각하고 의자 밑을 가만 쳐다보니
등받이 바로밑의 틈바구니에 키카드가 있는게 보였다.
"어~ 여기 있네!" 하고 찾아주니 어처구니 없어한다.
몇 번을 찾아보았다나 어쨌다나하면서...

이로서 잃어버린 키카드는 일단락되었고
정과장의 얼굴에 근심대신 기쁨이 서리게 되었다.
은전 한 닢을 찾은 여인은 잔치를 베풀었지만
정과장은 고맙다는 말조차 없다.
커피라도 한 잔 사라고 압력을 넣어야겠다.

 
벨라
아우님 우선은 저렇게 기쁘하는 모습 아우님도 옆에서 즐기고 정신 차리시거든.. 한꺼풀 배껴먹든지.. 한 바가지 울겨 먹든지 하셔요~~ 나도 정신 차릴 일 많은데.. 가족들 모두 건강히 잘 지내죠? 안부 묻고 가우~~~ [2004/10/12]
김홍진
발걸음 고맙수~ 어제 비에 가을이 무섭게 다가오네요. 추워...추워도 좋은디 몸이 차거워지는것 싫데. 건강조심하시우~ [200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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