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아내와 지혜, 요한이와 음식을 먹으면서 쉬고 있는데
친구 사귀는 것에 대해 얘기를 하게 되었다.
얘기가 곁길로 새어 결혼 전 우리부부가 사귀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갔다.
아내와 사귈 때 일방적으로 내가 대쉬를 했었다.
하지만,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아내는 나와 만나기를 꺼려했다.
이유인 즉슨, 남자가 너무 잘생기고 재산도 많고 배운게 많아서
가...아니라 ㅋㅋ
너무 순딩이고 못생기고 매력이 없다는 이유다.
스무살 시절엔 누구나 그렇듯이 일단 상대방의 얼굴을,
그리고 성격과 생활능력을 따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고맙게도 아내는 적어도 내겐 싫다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을뿐더러,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아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그리하여 스무살 때 울산에서 서울로 2주에 한 번 꼴로
만나게 되었다. 물론 일방적이다.
일년 여 만나는 동안 아내가 줄곧 주창한 것은
"우리는 그냥 친구일 뿐이다"라는 것이다.
물론, 나의 생각과는 정반대였고...
그런데 어느날...
그러던 아내가 뜬금없이 내게 보여준 사진 몇장.
키큰 사내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 들.
그것으로 난 큰 충격에 빠져 일년 정도 절교가 되었었다.
나중에 여차저차 다시 만남이 이루어져 결혼하게 되었는데
그 문제의 "사진"을 내가 거론하자 20년이 지난 지금에,
"아?! 그거? 내가 당신 만나기 싫어서 뗄려고 일부러 찍은 사진인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같은, 어처구니 없는, 속 뒤지어놓는 말이냐!!!
아내와 애들 앞에서 난 멍하니 있다가
"진짜야? 거짓말이지? 진짜...진짜야?" 물으니 대답이 한결같다.
극기야 내 두 손은 어느덧 아내의 하얀 목을 잡고 조르기 시작했다.
"죽이고 말테다~ 으...." 하고 절규를 하면서.... ㅠㅠ
애들은 깔깔대고, 와이프는 "빙신 빙신"하면서 놀려댄다.
얘기인 즉,
여자는, 남자가 좋아 죽고 못하고 딸라다니는 놈하고 만나야
잘 산다는 고리타분한 진실을 딸내미한테 주입식 교육을 통해
세뇌했다는...설날의 해프닝 ^^*
속이 아직도 쓰리다...쓰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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