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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김홍진 
Subject  
   봄 산에 다녀왔어요

지난 화요일(4.20)에 한 달에 한 번 꼴로 체육행사가 있는데 보통 공을 차는데 이번에는 회사 앞에 있는 금정산에 올랐다. 금정산은 264미터 밖에 안되는데 가마미 해수욕장과 이어져있어 해발 264미터를 에누리 없이 오르게 되는 산이다. 예전에 김삿갓이 머물렀다는 암자가 깍아지르는 듯한 절벽에 세워져 있고 산 아래에서 언뜻보면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보안상 산 반쪽을 사들이는 바람에 외부인이 드나드는게 제한되어 있다. 오후 한시 반 쯤에 20여명의 사람들이 등산복차림으로 산 아래께에서 출발하였다. 성미 급한 사람은 벌써 산을 보자마자 오른지 한참 되었다 한다. 사실 등산이라기 보다는 나물을 뜯는게 주 목적이 되어버렸다. 얕은 산이지만 지천으로 춘란(春蘭 : orchid)이 자생하고 있고 갖가지 풀들이 많아 자연학습에 최고이다. 예전엔 이 산에 희귀한 난들이 많아 돈벌이가 짭잘했다 한다. 희귀하다는 것은 별종을 말하는데, 거게가 다 보통 난인데 꽃이 틀리다던가 향기가 진하다던가 잎새가 특이하다던가 그런 것이 나타나면 종류에 따라 수십만원에서 수억원까지 호가하니 눈에 불을 켜고 채집꾼들이 설치고 다닐 수 밖에. 아무튼 지금 산에는 가장 평범한 춘란들 밖에는 안남아 있다. 산에 오르면서 눈에 보이는 수 많은 식물들... 너무 아름다울 때라는 생각이 든다. 연초록의 빛깔을 쉼 없이 내 품는 식물들로 인해 겨울을 지낸 우리에게 얼마나 많이 위로를 주고 기쁨을 만들어내는지... 조그만 식물들로 인해 참 거대한 축복이 밀려옮을 느끼게 된다. 하나 하나 들여다 보면 대게 이름 모를 풀, 나무들이 많다.그저 자연이 주는 축복이려니 하고 넘어가기 에는 그런 친구들을 너무 모르지 않나 생각도 해봤다. 산에 오르기전에 비닐봉투 하나를 가져왔다. 자연보호 차원에서 쓰레기를 주우려고 가져온게 아니라 자연이 주는 혜택을 몸소 섭생하면서 고마움을 느끼려고(?)... 아는 나물이래야 고사리, 취나물이 다지만 광주에 사는 처의 추상같은 분부를 받들고자 취나물을 뜯기 시작했다. 등산로 옆에도 취나물이 있지만 햇볕을 잘 받아서 그런지 크기가 작고 사람 손이 많이 거쳐서 드물다. 산 정상에 다다라서는 고작 한 줌 밖에 얻지 못했지만 하산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본격적인 자연훼손 작업에 들어갔다. 길에서 한 10여미터씩만 들어가면 비교적 발길이 미치지 않아서 그런지 커다란 취가 많이 있어 불과 30여분만에 비닐봉투 하나가득 채웠다. 취는 약 100여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60여종이 자생하고 그중에 24종만 먹을 수 있단다. 그 중에 참취가 가장 향기가 짙고 맛이 좋댄다. 내가 뜯은 취가 무슨 취 인지도 모른다는게 한심하기도 하다.탄수화물, 비타민A가 많고 감기, 두통, 진통, 항암에도 좋다한다. 가끔가다가 고사리도 눈에 띠기도 하는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취나물을 뜯으려면 고사리가 안보이고, 고사리를 뜯으려면 취가 안보인다. 그래서 한 가지만 뜯는게 갈등도 없어지고 더 쉽게 채취할 수가 있다. "두 의자 사이에 앉으려면 가운데 떨어진다"는 속담처럼... 봉투 가득 채워서 득의양양 내려오는데 밭둑에 달래가 살랑살랑 손짓한다. 오매~ 저것이 뭣이다냐~ 달래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만, 길가다가 달래를 보면 꼭 캐오는 어릴적 습성이 배어있어서 또 한 웅큼 캐왔다. 달래뜯어오면 어머니는 늘 좋아하셨고 뒤이어 알싸한 달래간장, 구수한 달래된장찌게를 맛볼 수 있으니 그런 감정이 가만두지 않는 모양이다. 감기가 걸려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등산하고 얼굴을 할퀴 면서 다니다보니 내려와서 회사에 돌아와 의자에 앉았더니 힘이 하나도 없어서 멍하니 한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기분 좋은 것은 봄 산에 올라 초록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디지털 카메라라도 하나 가지고 가서 이름 모를 꽃들, 풀들 사진이라도 찍어와서 이름이라도 알아 놓을 걸 하고 뒤늦게 안타까워 했다. 저녁에 집에 가보니 내처가 나보다 먼저 취며, 고들빼기, 고사리를 뜯어와 푸지게 저녁밥상에 올라와있었다. 향기가 넘치는 저녁, 넘치는 행복감 ^^* ............................ 2004.4.22 ♬Un Banc Un Arbre, Une Rue(벤치,나무,오솔길) - Sever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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