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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김홍진 
File #1  
   동치미.jpg (70.6 KB)   Download : 180
Subject  
   동치미

작년 경기도 화성에 사는 처남댁에 들렀다가 장모님께서 손수 만드신
동치미 얼마를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왔다. 작년 김장할 때 동치미 김치를
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해마다 사오십 포기씩이나 김장하는데
미안한 마음에 선뜻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가 밥상에 올라오는 뜨거운
찌개를 먹다가 “아, 이럴 때 동치미가 제격인데......”하는 말이 급기야
나오고 말았다. 아내는 성당교우 중 데레사씨에게서 다음날 가져다가
다음날 밥상에 올렸는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오늘 아침에 장모님에 주신 동치미가 도기그릇에 담겨 밥상에 올라왔다.
네모나게 썰어 입에 넣고 아삭아삭 씹는 하얀 무 맛도 일품이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청고추를 좋아한다. 깨물 때 톡터지며 안에 지니고
있는 알싸한 맛을 토해 내는 고추가 동치미를 더욱 값지게 한다.
동치미의 어원이 분명 동침에다가 주격어미인 ‘이’를 붙인 것일텐데
‘동침’이 어디에서 나왔을까 서로 추정하다가 아내가 불현듯 내뱉은 말,
한 자리에 침소에 드는 ‘동침(同寢)’이 아니냐 하는 바람에 한바탕
웃고 말았다.

회사에 출근해서 한동안 잊고 있다가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보니
‘동침(冬沈)+이’ 즉, 겨울에 먹는 김치인데 무가 시원한 국물을 담고
가라앉아있다는 의미였다. 원래는 동침채(冬沈菜)에서 유래되어 주격
어미인 ‘이’가 붙은 모양이다.

시간을 거슬러 어릴 적 동치미를 먹었던 기억이 곰실거리며 살아나온다.
아침 세수하고 문고리를 잡을라치면 손가락이 처억 달라붙는 춥디 추운
한겨울 아침에, 온 식구가 마주앉아 김치찌개와 밥에서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하얀 김의 따뜻한 느낌. 살얼음 살짝 얼어 밥상 한 곳을 차지하고
있는 동치미 한 그릇! 뜨거운 찌개 한 숟가락이 어찌 잘 못 들어가 입안을
델려치면 급히 떠 넣은 한 모금의 시원한 동치미의 조화.
자칫하면 입에 화(火)를 입을 수도 있는 중요한(?) 순간에 선조들의 지혜가
몇 세기를 달려와 면(免)하게 되는, 그 잦고 고소한 담금질!

잠시 잊고 잊었던 사람이 있었다면 이 겨울, 뜨거운 김치찌개 하나와
얼음 동동 동치미 한 그릇과 함께 한 겨울의 진미를 느껴보면 어떨가.

2005.1.6
 
jennie im
아! 엄마 동치미 먹고잡다... 좋카다 누군.... [2005/02/03]  
벨라
아우님 동치미 예찬에 슬며시 배가 고파지는 순간~~ 동치미 국물이라도 없을라나~~ 침 흘리며 기다려 볼까 싶기도 하구.. ㅎㅎㅎ 식탁이 있는 행복한 모습 상상하다 가우~~ [2005/02/05]
김홍진
처제~ 거긴 참 동치미 먹기 힘들겠다. 언제 한번 나와. 내 가진거 엄떠서 거까지 못가겠다. [2005/02/11]  
김홍진
누부야~ 이 사진은 자료사진이다. 내가찍은게 아니고. 언제 청국장 예찬해서 코쥐어잡고 가게 만들어보까? ㅋㅋ [200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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