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저껜가?
뜬금없이 회사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저를 찾데요.
이름이 임XX 인가 하는 사람이 충청도 본토발음을
구사해가며 말입니다.
제 처의 고향(충북 진천) 초등학교 친구를 하나씩 들먹
이며 동창회를 한대나 어쩐대나 하며 전화번호를
갈켜달라는 겁니다.
제처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내심 "올 것이 오고말았구나"
하는 생각이 잔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갔습니다.
제 처를 사랑하는 것처럼, 처의 고향과 친구들도 좋아합니다.
이월면 신월리 작은재마루...너를 들과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는 집들...그 작은 동네에서 벌어졌던 학창시절의
예쁜 추억들을 몇개 줏어들어서 제 추억인 모양으로
아로새겨졌습니다.
천에서 천렵했던 일이며, 공부를 빙자하여 요에 다리 묻고
밤새도록 공부인지, 시국토론을 한것인지 모르지만
남녀불문하고 어울린 일이라든지, 묘동에서 놀았던 이야기
를 하나 둘 들었던 이야기가 뇌리속에 남아있네요.
제 처 친구들도 몇 아는데 사람들이 순수하고 성실하여
저도 좋아했었지요.
저야 일찌기 초등학교 친구들, 중학교 친구들과 모임을
갖고 있다보니, 제 처도 그런 모임에 나가서
좋은 점들을 맛 보았으면 하는 그런 바램을 갖고
어쩌다가 가끔 "당신 동네는 동창회도 안하나?"하고
핀잔주기로 했었지요. 저는 동창회 나가면서,
거기가서 바람피우는 계기가 되기 싶대더라, 어쩌더라
하면서 안좋은 쪽의 얘기를 들으면 좀 속상하기도 했지요.
그건 사회에 나오는 역기능이 불거진 것이고,
저는 순기능이 더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은근히 제 처가 그런 모임이 만들어지길 기대도 하게
되었지요.
사실, 고향 친구들과 연락을 끊다시피하고 사는 처가
못마땅하기도 했지요.
하여...이번 기회에 고향 친구들 듬뿍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할 수 있으면
저도 동참해서 같이 있고 싶지만(저도 아는 친구 있으니..)
개 밥에 도토리 신세가 될 것 같아 빠지려합니다.
어제는, 인터넷에 만들어진 카페에 들어가더니
주인장(여자)과 채팅을 하기 시작하더니 거의 한 시간
내내 웃는 겁니다.
처음엔 쿡쿡, 으흐흐로 시작하더니
아즘마 생활 15년에서 우러나오는 그 힘차고
우렁찬 와하하하(거의 죽음입니다 -_-;;;)까지
도돌이표를 수 없이 거듭하는 겁니다.
방안에서 티비보며 맥주를 홀짝이다가
엄청난 소음(미안 ^^*)을 이기지 못하고
방문을 닫고 보기 시작했지요.
나의 친구들이 소중하듯, 제 처도 친구들이 소중할
겁니다. 사십 넘어서 다시 시작하는 학창생활이
다시금 꽃피우길 기대도 해 봅니다.
남편이 지원해주고 믿어주면,
피우는 꽃은 얼마나 더 이쁠까요?
제처 고향 친구 분들에게:
많이들 이뻐해 주세요 ^0^
자갸~ 화이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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