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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김홍진 
Subject  
   세 번의 기회
어제 저녁부터 아침까지 숙직을 섰다.
나이가 지금보다 열댓살 어렸을 때는 밤에 눈도 못 부치도록
울려대는 전화 때문에 숙직서는게 힘들었고,
나이 들어서는 전화가 뜸한 대신 책임감 때문에
편한 잠을 자지 못해 힘들다.
끝내고 부리나케 사택식당으로 가서 허기 때우고
세수하고 회사에 출근했다.
개운하지 않는 하루가 시작된 것이다.
점심 때 좀 개운한 것을 먹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서에 세 명이나 새로 들어 온 식구들이 있었는데
위에 위에 상사에게는 채워줘서 고맙다는 대접한 번
못해 벼르고 있었는데 엊그제 다른 회사에서 파견한
직원 핑계로 우리 부서 식구들과 같이 점심을 먹게되었다.
이름하여 졸복탕. 약지손가락 크기의 참복 종류인데
다 큰 것이 그 정도란다. 웬만하게 썰어 넣은 무와
미나리, 콩나물, 마늘을 넣어 탕을 만드는데 그 맛이
참 좋다. 이 것을 먹으려고 아침부터 입 안이 텁텁했나보다.

참석하신 실장이 의미있는 얘기를 꺼내신다.
사람이 살면서 세 번의 기회가 있단다.
그 기회가 몇 번 왔냐 물으신다.
한 번. 한 번 밖에 생각이 안난다. 나머지는 앞으로 다가오겠지.
넘겨 짚으시고 내 처와 결혼하게 된 것으로 여기셨다.

과연 그러하다.
내가 태어나서 가장 잘 한게 무엇이드냐.
살면서 가장 땡잡은 것은 사랑스러운 내 처를 만난 것이고
멋진 회사에서 잘리지(?) 않고 근무하는 것 빼고 무엇이드냐.
이쁜 딸과 장난끼 많은 아들놈은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고.

다음주 화요일에 이벤트를 어떻게 할꺼냐 물으신다.
그 때는 ㅇㅇ착수회의 있는 날인데....
뒷말을 흐리니 화이트 데이 잊지말라시는 배려였다.

발렌타인 데이니 화이트 데이는 그런 것은 상인들이 만든
얄팍한 상술이니 어쩌니 해도, 그런 핑계를 대서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해 줄 수 있으면 되지 않겠나 생각해본다.

나머지 두 건의 큰 기회는 내게 무엇일까?
혹시 이미 기회를 잡았는데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없이 로또라도 한 장 사봐야겠다.
점심을 먹고 밖의 풍경을 보니 여기저기서 봄이
기웃거리고 있다. 보디빌더들이 숨을 들이쉬고 근육을 부풀리듯이
땅도 불끈불끈 꿈틀대고 있다. 아...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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